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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Feel/with Movie

by 물빛미르 2011. 4. 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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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전설의 프리마돈나라는 무려 31권에 달하는 만화책을 보면서 처음 흑조의 존재에 대해 알게됬다.
백조의 호수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부드러운 선율과 하얀 옷을 입은 너무도 예쁜 백조만 생각하니까...
하지만 그 만화책속의 발레리나들은 백조보다 흑조를 연기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저 예쁘게 예쁘게... 어쩌면 그건 더 쉬운지 모른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자유로우면서도 어두운 흑조...

여기 또 한사람...
치명적인 매력의 흑조를 연기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는 발레리나가 있다.



매일 매일 좀 더 중요한 배역을 맡기 위해 땀을 흘리는 발레리나들...
하지만 단 하나뿐인 주인공의 자리를 얻기는 쉽지 않다.
니나도 매일 매일 자신을 다잡으며 이번에는 조금 더 중요한 배역에 배정되길 기대하고 있다.


발레단의 시즌 첫 작품은 백조의 호수로 정해지고 토마스(이름이 맞나...^^;;)는 몸을 풀고 있는 발레리나들의 어깨를 두드려 이번 백조의 호수 작품에 캐스팅 될 무용수를 선택한다.
그리고...
토마스가 어깨를 두드리지 않은 니나는 표정이 어두워지지만, 어깨를 두드리지 않은 무용수들은 주연 무용수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말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벅찬 희망을 끌어안는다.



오디션장...
여러 무용수가 어우러져 한 작품을 이루어내고, 함께 공연하지만... 오디션 앞에서는 철저하게 혼자 일 수 밖에 없다는것을 보여주는듯한 대기장면...
각자 몸을 풀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저 시간동안 빈 공간을 채운 공기가 관객인 내게까지 무겁게 느껴졌다.



니나는 백조에서는 나무랄데 없이 너무도 완벽한 연기를 펼치지만 흑조를 연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녀는 너무도 연약하고 순결하며 여린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백조역에는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캐스팅이 되지만 백조와는 전혀 다른모습의 흑조를 연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토마스는 그런 그녀에게서 흑조를 끌어내고 싶어하고 도발하는 그의 입술을 깨문 그녀에게 의외로 백조 주연을 맡긴다.
하지만 흑조를 연습하는 과정은 그녀에게 너무도 힘든 시간의 연속이고, 자신을 깨고 나오지 못한 채 조금씩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발레리나 였던 니나의 엄마는 니나를 응원하는 든든한 후원자인 동시에 니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감옥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린 니나를 감싸고, 보호하고, 아이처럼 보듬기만하는 엄마를 보며 조금씩 자신을 깨고 나와야 하는 니나는 숨이 막힐것 같고 점점 더 반항심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에게 투사하는 부모의 모습과 조금씩 더 아름다워지고 자신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가는 딸에대한 묘한 질투심이 버무러진 내면 연기가 엄마의 얼굴에서 느껴진다.



자유 분방한 릴리...
춤을 즐기고 거짓없이 자유롭게 춤추는 릴리를 보며 니나는 부러움과 질투심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한편 릴리는 호의를 가지고 니나에게 다가오고 안으로 안으로 온실속에서만 자란듯한 니나에게 일탈을 보여준다.
친구이면서 경쟁자 이기도 한 묘한 기운...
친구를 온전히 믿을 수 없게 만드는 니나가 처한 상황이 안쓰러우면서도 어느새 니나의 시선 속으로 투영되어 버렸는지 관객인 나조차도 릴리가 좋은 친구인지 아닌지 헷갈리면서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릴리는 참 매력적이었다.



베쓰...
과거속 영광의 주인공...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살아온 시간이 흘러가고 어느새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때... 어느 자리이든 올라가는것 보다 내려오는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이제 후배에게 자신의 자리를 멋지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하는 위치에 선 베쓰지만 그녀는 아직 아무것도 놓고 싶지 않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대사가 떠오르지만... 28살이란 나이에 벌써 배경으로 물러서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어느새 서른이 넘은지 몇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난 젊다고 느끼는 나의 철없음을 돌아볼때 그녀가 얼마나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는 조금이나마 짐작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도...그녀의 뒷모습은 조금...추했다.



백조...
너무도 가녀리고 아름다운 백조의 연기...
그녀는 점점 더 거세어지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하느라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아름다운 백조를 연기하는데 평정심을 잃어버렸다.
어쩌면... 둘 다 완벽히 가질 순 없는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망해 버린것 같은 공연... 더 물러날 수 없는 벼랑 끝에 위치한듯한 느낌...
그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극으로 치닫고,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너무도 매력적인 흑조...
36회전을 완벽하게 해내며 점점 진정한 흑조가 되어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환희에 휩싸이고만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한 면만을 가지고 있진 않다.
누구에게나 양면이 존재하고 한쪽만을 너무 억누른채 살아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일이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착하고 온순하고 여리디 여리기만 한 사람.
어쩜 저럴까 싶을만큼 영악하기 그지 없는 사람...
일반적으로는 두가지 모습을 모두 가지고 살아가지만 삶 속에서 주어진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역경을 이겨나가면서 때로는 왼쪽으로 때로는 오른쪽으로 기울기도 하는것이리라.


나탈리 포트만의 내면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섬뜩하리만치 양쪽을 오가는 그녀의 연기는 너무도 멋졌다.
자신에게는 너무도 힘겨운 싸움이었겠지만, 보는 내내 그렇게나 치열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가며 간절히 이루고픈 무언가가 있는 그녀가 너무도 멋있게 다가왔다.
너무도 오랜만에 평점 10점을 자신있게 주고 싶은...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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