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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Feel/with Book

by 물빛미르 2015. 4. 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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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레몬이 제목이어서 그냥 손이 갔다.

보는 사람들은 '으~'하고 눈을 찌푸리지만 신랑이랑 나는 둘다 레몬을 좋아해서 레몬을 잘라 안주로 먹곤 한다.

주인공 처럼 껌빌째 앙! 베어물지는 않지만 주인공만큼 레몬을 맛있게 먹긴 한다.

 

레몬의 구성은 우행시를 생각나게 하는 구성이다. 두 주인공 후타바와 마리코 두사람의 이야기가 한챕터씩 번갈아 등장한다.

독자는 두 주인공을 오가며 중앙에 놓여진 진실을 향에 양 끝에서 다가가는 느낌이다.

후타바가 TV에 출현하면 안된다는 엄마의 이상한 조건을 어기면서 평온하게 엄마 시호와 살아가던 후타바의 삶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다른건 다 마음대로 해도 되고 잔소리하지 않던 엄마가 강력히 반대하던 한가지... TV 출연.

하지만 롹밴드 보컬인 후타바는 오디션 코너의 예선을 뚫고 출연하게 된 기회를 놓치고싶지 않았었다.

단지 출연하기만 하는건데 그게 왜 문제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벌이고 말았다.

 

책을 덮으면서 그녀가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것을 얼마나 후회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물론 벌어질 일은 어떻게든 벌어졌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렇게 사랑하는 엄마를 잃어버리고 싶진 않았으리라...

그렇게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고싶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어느날부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것 같은 엄마의 태도 변화에서 상처받기 시작한 마리코는 엄마가 아빠와 자신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집에 방화를 하는 사건이 일어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고자 한다.

나라는 존재를 가장 먼저 사랑해준 존재인 부모.

그 당연하게 여기던 사랑이 어느날부터 조금씩 없어지는걸 느낀다면 누구나 마리코처럼 행동할거라고 생각한다.

그녀 역시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부모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을때 자신이 해 온 일들에 대한 후회로 정신이 아득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한 노란색이 생각나는 상큼한 레몬빛에서 시작해 보라빛 라벤더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보라빛 속에 노란색이 어우러지는 색감이 너무도 예쁘다.

 

지금은 이런 의학적인 기술이 아주 공상스럽지 않지만, 1997년 집필된 소설이라고 하니 그 무렵에 이 글을 읽었다면 나는 이 소설의 진실을 접했을때 꽤나 충격을 받았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2015년의 독자들은 이야기가 진행되고 아버지의 직업이나 연구 주제를 듣자마자 어느정도는 진실을 추측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재밌다.

범인이 누구인지 첫 챕터에서 이미 알려주고 시작해도 독자를 끝까지 잡아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은 도중에 진실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은 하지만 그 진실을 향해 걸어가는 두 소녀의 행보를 지켜보느라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레몬이 ... 먹고싶다.

 

(오늘은 보라색과 노란색을 섞은 팔찌를 만들어야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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