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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odern - 2013.10.26

Feel/with Arts

by 물빛미르 2013. 10. 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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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 승혜덕에 좋은 공연을 보고 왔다.

유니버셜 발레단의 This is modern.

 

발레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한번에 깨끗이 지워주었을 뿐 아니라

엄청난 공연의 감동이 한참동안 남아 가슴이 두근거리게 하는 공연이었다.

 

 

발레는 아름다운 문훈숙 단장님의 해설로 시작됬다.

발레의 시작부터 어떻게 고전발레와 낭만 발레로 구분되고, 모던과는 어떻게 다른지 직접 동작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어서 좋았다.

 

공연은 1부와 2부 각 2막씩 총 4개의 공연이었는데 각각이 모두 전혀 다른 매력을 풍겨서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1부 1막 : 한스 반 마녠 - Black Cake

검정색과 회색톤의 의상으로 통일된 무대는 엄숙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모습이었다.

연인들은 사랑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강력한 여성에게 잡혀있는 남자를 표현하기도 했는데

각각의 모습이 표정과 동작에 잘 녹아 있으면서 음악을 아주 충분히 표현해 주고 있었다.

와인을 마시면서 조금씩 감정을 드러내는 배우들의 모습이 친근했다.

멀리 있는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인것처럼 느껴지던 발레리나/발레리노 들이 조금씩 친근해졌다. 첫 막을 블랙 케이크로 구성한 것은 발레가 대중에게 친근해지길 바라는 유니버셜 발레단의 의도를 아주 정확하게 전달한것 같았다.

 

 

1부 2막 : 나초 두아토 - DUENDE (두엔데)

단장님의 해설에서 숲속의 요정들을 훔쳐보는 것 같다고 하셨던 말씀을 아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굉장히 아름다웠고 아주 고난위도의 동작들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표현해 내서 이들이 정말 사람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반쯤은 공기 중에 떠 있는듯 가끔은 나뭇잎인듯, 풀잎인듯 움직이는 움직임

어떤 부분에선 물이 되어 흘렀다가 나무가 되어 가지를 뻗었다가...

바람이 되어 흩날려주기도 했다.

 

드뷔시의 달빛은 트와일라잇에서 처음 접하고 너무도 아름다운 선율에 반해서 듣게 된 곡이었는데 2막에서 드뷔시의 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무용수들의 몸을 통해서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 전에 방송으로 해 주었던 '음악이 보이고 춤이 들리는 공연' 이라던 안내가 참으로 적절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이퀄라이저를 보았다.

 

 

 

2부는 이어리 킬리안의 작품 두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막과 2막이 완전히 다른 춤이어서 단장님의 첫 해설처럼 같은 안무가의 작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2부 1막 : 이어리 킬리안 - PETITE MORT (프티트 모르)

노란색 조명은 무용수들의 몸이 금빛 조각상인것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그들은 고대 금빛 벽화에서 튀어나온것 같은 모습으로 칼이라는 소품을 훌륭하게 이용해서 어떻게 저런 동작을 구상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선들을 그려내주었다.

이어리 킬리안의 두 작품은 전혀 다른 모습이긴 했지만 공통점은 음악을 정말 충실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음악의 강약이 동작으로 표현됨은 물론이고 음악이 풍부해지면 무용수의 숫자도 늘어나서 풍부하고 웅장한 느낌을 드러내고 음악이 가벼워지면 무용수의 숫자도 줄어들면서 그 가벼움을 드러내 주기도 했다.

음악의 어떤 부분에서는 음악이 웅장하고 커졌지만 무용수 둘만으로 그 풍부함을 표현해 내기도 해서 그들의 에너지가 무대에 가득한 것이 느껴졌다.

 

이어리 킬리안의 첫 작품은 칼과 치마가 주 소품이었는데 풍성한 중세의 드레스를 소품으로 만든 아이디어는 정말 탄성을 자아냈다.

 

황금빛으로 무용수들의 몸을 아주 미니멀하게 드러내는가하면 치마 소품을 이용해 풍성한 실루엣을 나타내주기도 했다.

풍성한 천이 무대를 덮으며 무용수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퇴장하기도 하는 연출도 좋았고 검은색의 치마를 입기도 하고 거추장 스러운듯 치마를 벗어나서 더 자유롭게 움직이는 몸짓에서 내가 자유로워진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2부 2막 : 이어리 킬리안 - SECHS TANZE (젝스 텐체)

2막은 굉장히 해학적이었다.

무대 뒷편을 아주 멋지게 활용했고, 밀가루와 비눗방울을 이용한 연출도 좋았다.

다양한 연출들은 뮤지컬을 보고있는것처럼 느껴져 공연 끝무렵에 지루해졌을지도 모를 관객들을 깨웠고, 배우들의 풍부한 표정은 관객들을 유쾌하게 했다.

 

중세유럽을 풍자한것 같은 작품이었지만, 현대사회를 투영시켜 작품을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사회라는것은 중세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손바닥에 빨개지도록 박수를 치고 환호를 했지만 멋진 공연을 본 답례로는 뭔가 부족한것 같았다.

저렇게 어려운 동작들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기 위해서 무용수들이 흘렸을 땀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공연이 끝나고 로비에 나와서 같이 공연을 본 사람들과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유진씨~ 덕분에 좋은 공연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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