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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Inside/끄적이는 이야기

by 물빛미르 2018. 2. 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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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누군가 결혼을 생각한다 하면 나는 주로 이렇게 말한다.

'결혼 하지마~ 그냥 연애만 해~'

그러면 본인은 결혼 했으니 그런다면서 다들 웃어넘긴다.
하지만 결혼하면 시금치도 싫어진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여자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그리 좋기만 한 일은 아닌게 사실이다.
(물론~ 몇퍼센트일지라도 예외인 집도 있다)


어쩌다가 여자는 '며느리'라는 타이틀을 달면 갑자기 약자가 되게 되었을까?


원시시대 남녀의 결합은 지금보다 본능적이었을거다.
종족보존의 본능에 충실하여 자신의 자녀를 낳아줄 여자를 얻기 위해 남자들은 여자에게 잘 보이려 했을거고,
원시사회에서 사냥이나 채집에서 남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자들은 남자들이 잘 보이려고 가져오는 음식이 유용했을터였다.

이런 사회구조는 농경기에도 힘이 많이드는 농사일을 하는 남자가 주 소득원이 되고, 여자는 보조적인 역활을 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잘 할 수 있는 다른 일들, 예컨대 요리나 빨래같은 일들을 하며 먹고 살았을것이다.
농사, 사냥 외에는 의식주를 해결할 방법이 없던 시절이 길게 이어져오면서 여자는 점점 더 약자가 되어가고 계급사회를 거치면서 남자의 소유물처럼 전락되기까지 했다.

그시절에는 먹고 살게 없으니 좋은집에 시집가면 신랑이 농사지은 곡식으로 밥먹고 살 수 있으니 좋고, 경우에 따라 가난한 처가집에 얼마라도 보탬이 될 수 있었다.
시집가서 나를 먹여살려주고 거기다 먹고살 일이 걱정인 친정에 도움까지 주었다는 이유로 굽신 굽신 저자세로 열심히 봉사하는게 당연시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딸낳은 부모는 우리 아이 잘 부탁합니다 굽신 굽신 저자세가 되고
아들 낳은 부모는 우리 아들이 농사 잘 지어서 추수한 곡식으로 생색을 내가면서 며느리를 데려왔으니
내가 금쪽같이 키운 아들이 땀 뻘뻘흘려 농사지은 곡식을 거저 먹는거 같은 며느리가 얄미웠을지도 모르겠다.


자~ 이제 현재로 돌아와서!
지금은 농사를 지어서 먹고사는 사람보다 직장다녀 먹고사는 사람이 더 많고, 대부분이 맞벌이 부부인데다가 가사노동의 가치도 인정되는 사회다.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건 아들낳은 부모만 그러는것이 아니고 딸 낳은 부모도 금이야 옥이야 키운다.
남자든 여자든 같이 사회생활을 하며 여자도 얼마든지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하다.
(여자가 더 능력있는 케이스도 많다~)
그런데 왜 아직도 우리는 과거의 며느리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걸까?

시부모님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고마운 분이라는것은 맞다.
그렇다면 신랑측에서도 동일한 마음으로 장인과 장모를 대해야 하는것이 맞다.
내 금쪽같은 아들과 함께 사는 며느리라는 존재는 이제 더이상 시댁에서 마구 부려먹어도 되는 몸종으로 사온 여자가 아니라 내 아들과 인생을 함께 의지하고 살아가는 고마운 동반자라는 사실을 '시' 붙은 분들이 기억해야 한다.

내 아들이 사돈댁에 가서 하루종일 음식하고 상차리고 설거지하고 허리 다리 후덜덜하게 일하다가 한번 앉아서 쉬는것도 눈치를 본다면 '시'자 붙은 분들은 어떤 마음이실지 한번 생각해봤음 좋겠다.
이땅에 딸가진 부모마음이 대부분 그래왔다.

제발! 남의 집에서 고이 고이 길러낸 자식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그녀들의 부모님은 당신 집에서 하루종일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한번 제대로 앉아 쉬지도 못하고 연휴 내내 가사막노동에 시달리라고 딸을 키운게 아니다.
아들 낳았다고 다른집 아이를 맘대로 부려먹고 염치없는 요구도 당당히 하라는 특권따위 아무도 준적이 없다는 뜻이다.

명절은 가족이 모여서 단란하게 좋은 시간을 보내는 즐거운 연휴여야할텐데,
며느리들은 명절이 다가오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왜일까?

가족들 먹을 음식은 가족이 다 같이 만드는게 맞다.
어차피 다 못먹고 바리 바리 싸서 냉동실에 들어갈 음식은 제발 하지 말자.
가족들 먹을음식을 온가족이 다같이 만들고 같이 치우고, 피곤하면 누구든 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는 하루종일 음식하고 누구는 방에서 늦잠자거나 거실에서 TV채널이나 돌리다가 음식냄새 나면 먹으러나 오는 현실이 스트레스를 만드는거다.
다 먹지도 못할만큼 많은 양을 하느라 허리가 휘고, 지갑도 얇아진다.
차례상 구색맞춘다고 온집안 식구가 전혀 먹지 않는 음식을 해서 처치곤란이 되기도 한다.
근데 그 차례상 음식들 왜 그렇게 구성됬는지 아시는분~~??
아무도 없을듯...ㅡ.ㅡ;

귀신이 진짜 먹고 가는지 조상이 진짜 먹고 가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좀!! 산사람이나 잘 살고 보자.


사람마다 재능이 다르다.
여자라도 누군가는 음식을 잘하고, 누군가는 못하고
남자라도 누군가는 음식을 잘하고, 누군가는 못한다.
남자들이 기계 잘 못만지고 전구 못간다고 엄청난 흠이 되지는 않는데 어째서 여자는 음식을 못하고 청소를 못하면 엄청난 흠인것처럼 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잘 하는 사람이 잘 하는것을 하고 어우러져 살아가라고 사회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데,
그 사회가 오히려 사람을 비교하고 깎아내리고 이제는 불합리한 고리타분한 관행까지 강요하고 있는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그런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명절연휴 3일간 하루종일 아침 일찍부터 음식하고 밥차리고 설거지하고 과일깎고 청소하고 하루종일 풀 노동을 하면
휴일수당까지 계산해서 도대체 인건비가 얼마인지 아냐고.
고급인력 하루종일 부려먹으면서 심지어 돈까지 내야 하는 명절이 좋을리가 없다.
오죽하면 그냥 출근하고 싶다고 할까...ㅡ.ㅡ;


뭔가 횡설수설 말이 많았다.
별 결론도 없고, 내가 뭘 해결할 수 있는것도 아니지만....
명절이 다가오니... '아이고... 어디 내려가서 또 전부쳐야 하네...' 한숨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길래 답답한 마음에 몇년전부터 혼자 해오던 생각을 정리해봤다.

(개인 의견이니~ 태클 반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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