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Feel/with Book

by 물빛미르 2022. 6. 4. 21:24

본문

728x90

생각했던 거보다 내용이 답답해서 진행이 힘들었다.

가끔 화자의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과 화자의 삶이 섞여서 등장하는데 초반에는 화자가 남자인듯한 느낌이었다가 중반에 들어서면서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데이비드의 전기를 읽고 쓴 독후감 같은 진행 때문에 이걸 굳이 왜 썼을까 싶은 의문이 들기도 하고,
이런 얘기를 이렇게 길게 할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나 의문이 들기도 하는 그런 책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목에 끌려서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책을 고른 내 잘못이기도 하겠으나,
이렇게나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둔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우주 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는 아주 작은 점 속에 점으로 존재하는 지구에서도 어마어마하게 작은 인간이란 존재라는 사실이 화자의 인생을 힘겹게 한다.
여러 좌절에도 불구하고 끈기를 가지고 분류학을 하는 조던의 인생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진화론과 분류의 거대한 나무와 우생학과 사다리 등등의 얘기를 거쳐서 길고 지난한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래도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

사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물고기란 단어로 지칭하는 대상의 정의가 좀 경솔했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이름을 붙이고 부름으로 인해서 비로소 존재하게 되었다는 착각을 하지만, 사실 우리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편의상 붙인 언어일 뿐인 것을...
그래도 비로소 불안하던 화자는 안정을 찾아가고 커튼 뒤의 자연을 본다.

나는 사실 우주과학자적인 측면과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우주가 아무리 광활하고 어마어마한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있어야 그 모든 존재가 의미가 있는 것이지 내가 죽은 다음에야 지구에 종말이 오든지 말든지,
눈부신 발전의 미래 세계가 열리든지 말든지 어떻게 알겠는가?
어릴 때 엄마가 그러셨더랬다.
죽은 다음에 비싼 돈 들여 제사상 차릴 생각 말고 살아있을 때 물 한잔이라도 더 떠 다 달라고.
죽은 다음에 아무리 귀한 걸 들이밀어도 어차피 모를 거 지금을 잘 살자.

어린 화자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광활한 우주나 종의 기원이나 분류학, 혹은 이름 붙여진 그 어떤 것이라도 네가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니 너의 인생을 소중히 살아가라고.

728x90

'Feel > with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 김 부장 편  (0) 2022.06.23
7년후  (0) 2022.06.21
달러구트 꿈 백화점  (0) 2022.04.08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0) 2022.03.23
오은영의 화해  (0) 2022.03.1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