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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Feel/with Movie

by 물빛미르 2012. 1. 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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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서 안성기 + 법정이라는 조합을 본 순간 이 영화는 꼭 보고싶은 영화 목록 1위에 랭크됬었다.
늘 않좋은 소식들만 가득해서 뉴스 보는걸 싫어하는 나인지라 사회적으로 꽤 이슈가 됬다는데도 석궁사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내게 이 영화는 그저 안성기라는 연기 잘 하는 배우가 출연한 흥미진진한 법정물로 시작됬다.



변호사 보다 더 말 잘하는 피고인...
법 조문을 조목 조목 들고 따지며 판사를 몰아가는 피고인...

매우 보수적이고, 매우 바르면서도 마음 한켠이 따뜻한 사람...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으며 타협하길 싫어하는 사람...
그 다양한 모습들을 때론 유하고, 때론 강하게 보여져야 하는 한 인물을 안성기는 참 적절하게 잘 표현해 주었다.

영화 초반 면회씬이었던것가...? 경찰서 씬이었던가...?
어떤 씬에 등장했는지도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왜냐면 그가 읽고 있던 신문 뒷면에 난 기사가 관객의 눈에 너무도 명료하게 한참을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시선이 신문에 가서 꽂히면서 이 감독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머리를 가득 채워버렸다. 

학생들을 속일 수 없다면서 수능 시험에 출제된 문제의 오류를 지적했다가 부당하게 해고가 된 교수가 자신의 교수직을 찾겠다고 재판을 시작했는데, 사회의 상류층이라는 사람들은 어쩜 그리도 똘똘 잘 뭉치시는지 재판은 그저 형식으로만 진행됬다.



화가난 교수는 석궁을 들고 판사를 찾아갔는데 그 판사에게 석궁을 겨누고 오판을 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려던 교수의 의도와 달리 판사는 석궁에 왼쪽 복부를 맞았다고 한다.
사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분개한 그들은 또다시 그들만을 위한 형식적인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난감해 하는 이경영의 표정이 참 인상깊었었다.
법조문을 조목 조목 들이대는 피고인의 발언에 난감해 하던 그의 표정이 너무도 잘 들어났었다.
이 영화는 안성기 뿐만 아니라 이경영, 문성근이라는 탄탄한 연기자가 빈틈없이 스토리를 매워주고 있었다.
도가니에서 교장과 행정실장, 학생주임같은 악역의 연기가 뛰어났었던거 처럼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재판장 역활의 연기자가 얼마나 중요한 역활을 할 것인지 깊이 고심했던듯 하다.



노동 전문 변호사...
껄렁 껄렁 알콜중독 초기 증상을 보이는 이 황당한 변호사가 사건을 맡으면서 재판은 점점 언론에 화재가 되기 시작하지만 가진자들이 자신이 가진것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보여주는 치밀함은 그들을 점점 더 지치게 했다.

법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법은 수학과 같아요. 문제만 확실하다면 답도 명확합니다.

안성기의 대사가 들려오는 순간 악법도 법이라며 독약을 마셨던 소크라테스와 잘 만들어진 법인데도 집행하는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너덜너덜 해진 법을 보는 교수 중 어느쪽이 더 비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면서 등장한 문성근...
아직도 '그것이 알고싶다' 를 떠올리게 하는 문성근이라는 배우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는 최악의 재판관으로 등장했을때의 아이러니라니...

표정없는 얼굴로, 혹은 비통한 얼굴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진실들을 이야기하던 그가 진실을 외면하고 덮는 사람의 자리에서 똑같은 얼굴로 대사를 뱉어내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마치...반어법처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는 재판은 꽤 여러가지가 있다.
거금을 들여서 빵빵한 변호사진으로 무장한 거대 기업과 그로부터 피해를 입은 약소하고 가난한 노동자들의 재판이 가장 대표적이겠지만 그 조차도 이렇게 철저하게 진실을 외면당하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예상치 못했던 폭력앞에 무너져 내린 교수의 힘겨운 표정과 그를 바라봐야 했던 가족의 안타까움이 관객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그래도 영화는 쓴 웃음일지언정 웃음을 잊지는 않았다.
4년의 복역을 마치고 나와서 아직도 그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마지막 문구가 도가니의 마지막 문구와 오버랩되며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참...씁쓸한 현실이다.
하지만 어느 개그프로그램의 코너 제목처럼 이 불편한 진실 또한 알려지고, 바로잡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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