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초반 도입은 움직임이 좀 산만하고 연기가 동동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맛깔나는 할머니가 나왔던 지하철 씬 까지는 괜찮았는데, 동아리 오디션부터 대학 시절 씬들은 전체적으로 모두 동동동~~~
동선도 어색하고, 쓸데없는 움직임이 너무 많고...
오글 오글 어색하게 맞춘 대사들도 좀 별로였다.
연극에 서서히 물들어가기 시작하는것은 중반이 좀 지났을 무렵부터였다.
서른 무렵이 된 주인공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고...
그렇게 얘기가 종반을 향해 갈때쯤엔 모두가 눈물을 훌쩍이고 있었다.
승우의 목소리가 시원스럽게 관객을 매료시키기도 했고, 멀티 배역을 소화하는 두 배우들의 연기가 중간 중간 제대로 양념을 해주면서 공중에 떠 있었던 연극이 슬그머니 관객 사이로 내려앉았다.
나는 영화 '국화꽃 향기' 를 분명히 보았으나, 그 줄거리를 이상하게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장진영이 창가에 앉아있던 눈부신 장면 하나 남았을 뿐인데...
이 연극을 보면서야 국화꽃 향기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여주인공이 힘겹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기억에서 계속 울릴것 같다.
한참을 엉엉 울고난 뒤, 찡 해진 코끝에는 왠지 국화꽃 향기가 살짝 나는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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