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이 책의 제목을 봤던 것 같다.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꿈꾸는 책들의 도시라는 책이 자꾸 연상되어서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게 했던 책이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책 속 세상에 진입하기까지 버퍼링이 심했었다.
진입한 다음에 엄청 경이로운 경험을 하며 빨려 들어갔지만, 진입 초기의 괴로움이 너무 크게 남아서 쉬이 추천하기 어려운 책으로 기억에 남았다.
(특히... 쓸데없이 긴 그 이름들과 괴이한 생물들의 묘사는... 정말 힘들었다 ㅡ.ㅡ;)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특이한 어느 세계에서 시작한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잠들면 만나게 되는 그 세계.
우리가 꿈에서 깨어나면 단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는 설정이라서 어쩐지 나도 기억만 못할 뿐이고 어젯밤에 들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친근하게 빠져들었다.
책은 꿈 백화점의 취업 면접을 준비하는 페니가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게 되면서 꿈속 세상에 대한 배경지식을 깔아주고 시작한다.
시간을 다스리는 신이 과거, 현재, 미래를 세 제자에게 나누어주는 이야기.
그런데 여기서 꿈의 시간이 등장한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고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됐는데, 갑자기 잠든 시간에 대한 선택을 한 세 번째 제자가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잠든 시간을 선택한 세번째 제자의 후손인 달러구트가 꿈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원하는 꿈을 사서 꿈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라니...
꿈의 값은 꿈에서 깰 때 느끼게 되는 감정들로 금액을 지불하는 후불제라니...
이거 참 기발하다.
진짜 이렇게 쇼핑을 하듯 원하는 꿈을 사서 잠을 잘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을 방문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한 꿈을 예약하는 사람들까지 얘기가 진행됐을 때 진짜 한참을 울었다.
우리 자매들도 농담 속에 그리움을 담아 우리 엄마는 아직도 딸들에게 로또번호 알려주실 정도의 레벨이 안되셨나? 하곤 했는데, 책 속에서 처럼 엄마가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 백화점에서 우리에게 보낼 꿈을 주문하시고 계시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 쏟아진 눈물이 한참을 멈추지 않았다.
삶에 지쳐 무기력감에 젖어든 사람들도 만나고,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들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힘이 되어주는지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세탁기에서 방금 꺼낸 축축한 빨래가 추억을 만나면 뽀송뽀송 마른단다.
그 말이 어쩐지 너무 따뜻해서 내 안에 있는 눅눅한 아픈 기억들도 뽀송하게 마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쓰인 문장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갑자기 침대로 가고 싶을 만큼 ^____________^
(그 문장을 그대로 옮기고 싶은데... 스포 안 하려고 노력 중... ^^;)
책을 살 때 2권까지 같이 구매했는데 어쩐지... 시간을 좀 두고 2권을 읽고 싶어졌다.
아직 1권에서 만난 꿈 제작자들과 백화점 직원들과 눈꺼풀 저울의 주인인 단골손님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서 잠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오늘 밤 들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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