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신랑이랑 체력증진과 다이어트를 위해 천변을 걷고 있는데, 금천구청 역 앞쪽으로 능소화가 흐드러진 담장이 있다.
어릴 때는 꽃, 나무 이름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거 같은데...
언젠가부터 꽃 이름을 하나씩 알아보다 보니 이제 제법 많은 꽃을 알아보는 거 같다.
이게... 나이를 먹은 건가...ㅠㅠ
능소화는 양반꽃이라고 한단다.
예전에 양반집 담벼락에 주로 심어두었던 꽃이라서 그렇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평민이 능소화를 심으면 양반한테 맞기도 했단다.
꽃이 뭐라고...ㅡ.ㅡ;
능소화는 동백꽃처럼 꽃이 지지 않고 송이채 떨어진다.
담벼락에 주렁주렁~ 봄 꽃이 다 져서 꽃이 없을 무렵에 지 혼자 펴서 눈길을 끄는데 여름 열기가 그득~할 때 하나, 둘 바닥에 꽃송이채 떨어져 있다.
참 희한한 꽃이네... 싶었는데 책 제목이 능소화기에 순전히 궁금해서 펼쳐본 책.
아주 오래된 무덤에서 발견된 훼손되지 않은 편지 한 장을 따라 과거로 올라가
옛날 이 땅에 능소화가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에 대한 얘기를 시작한다.
늘 그렇듯, 하지 말라는 건 기어이 하고 결국 피하려고 애쓰던 운명을 맞닥뜨리는 이야기.
그래서 조금 식상하다면 식상한데... 그래도 꾸역꾸역 끝까지 읽게는 됐다.
마무리? 뭐... 옛날에 그랬다더라~ 하고 끝이다.
작가가 능소화를 유독 좋아하여 픽션 하나를 가져다가 억지로 엮어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글쓰기를 잘 모르는 나도 가장 좋은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이 교묘하게 섞인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걸 노린 듯하다.
이 책도 추천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