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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Feel/with Book

by 물빛미르 2025. 4. 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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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동창회에서 시작하는 외사랑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처럼 추리물일 거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나타난 대학 동창은 살인 범행을 고백하고 친구들은 동창을 숨겨주기 위해 각자의 성향대로 움직인다.

미식축구부 부원이었던 친구들이 이제는 스포츠기자, 사진작가, 신문기자, 보험회사 직원, 부잣집 사위가 되어있다.
그리고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친구는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고백한다.

살인사건의 추리인 듯 시작된 이야기는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성 소수자들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조명하고 깊은 얘기를 시작한다.
성별은 정말 남자, 여자만 존재하는 것일까?
남자, 여자, 외모는 남자인 여자, 외모는 여자인 남자, 외모가 양성을 모두 가진 사람.

누군가는 성별이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성별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모두가 어느 정도씩 가지고 있지만 그 비율이 현저히 비슷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왜 그냥 다양한 사람일 수 없는 것일까 생각했다.
왜 어떤 특징 들을 남성성, 여성성으로 이분법 해 두어야만 했을까 생각했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도 있고, 기계를 잘 아는 여자도 있다.
섬세한 남자도 있고, 무뚝뚝한 여자도 있다.
예쁘게 꾸미는 걸 좋아하는 남자도 있을 수 있고,
꾸미는 걸 귀찮아하는 여자도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그냥 그런 모습을 가진 하나의 고유한 인간으로 인정받을 순 없는 것이었나 싶다.

어느 사회나 특정 성이 받게 되는 불합리한 차별이 있다.
나는 어쩐지 일본에서 여자에게 요구하는 고정된 이미지와 차별이 싫어서 남자이고 싶어 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호적 바꾸기...
성 소수자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여자를 남자로 표시한다고 사회의 커다란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렇게 남/여를 구분해서 표시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걸까?

이력서에 성별, 나이, 결혼유무, 사진 표기가 이제는 많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사람이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것에 선입견을 줄 수 있는 표기들은 사라져야 맞다고 생각한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할 수 있어야 성숙한 것 아닐까?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매도하고,
자신과 다른 것을 배척하고,
심지어 폭력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기를 적는다.

아울러 혹시라도 자신의 다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면 자신의 다름을 미워하기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자신조차 스스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면 타인에게서 따뜻한 시선을 받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
자신부터 스스로를 특별하고 사랑받고 존중받아 마땅한 하나의 인간임을 기억해주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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