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후면 신랑의 생일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내 생일엔 부모님이 고생하셨으니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선물을 드리는거라고 하셨었다.
그 얘기를 들은 다음부터 난 내 생일마다 엄마한테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곤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는 신랑 생일에 시어머니께 선물을 드린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세상에 나오게 해주신 어머니께 조금이라도 감사를 드리고 싶어서... ^^*
어제도 신랑 생일전에 어머니께 이렇게 좋은 신랑을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선물을 마련해서 찾아뵈었다.
친구분들과 산에 자주 여행을 가시는 어머니께서 편안하게 산을 오르시라고 가벼운 경등산화를 사드렸는데...발그레한 미소를 지으시며 신어보시고, 만져보시고, 이리 보시고, 저리보시고 하신다.
같이 드린 등산 스틱이랑, 어버이날 기념으로 작은 카네이션 핸드폰줄도 살금 살금 만져보시면서 좋아하시는것이 보였다.
그리고...덩달아 내 기분도 행복해졌다.
나는 무슨 날이되면 돈으로 모아서 드리는것보다 선물을 드리는게 좋다.
무엇이 필요하실까 고민해보고, 어떤것을 좋아하실까...또 고민해 보는동안 선물을 받을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게된다.
간혹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이사람은 이런걸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고 알게되는거니 나쁠건 없다.
주는 기쁨이라는것...
그 여파가 대단히 커서, 내가 선물을 받았을때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행복해지곤 한다. 커다랗게 '아이고 이뻐라, 아이고 고맙다' 하시는 어머님이 아니시지만, 조용히 이리 보시고, 저리보시고 하시면서 가만히 쓰다듬으시는 그 손길에 느껴지는 성정을 알기에 가슴 가득 행복이 묻어난다.
어머니...
이렇게 좋은사람...
그렇게 힘들게 낳고, 기르신 아들 제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행복은 ...
이렇게 또 한자락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