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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

Feel/with Movie

by 물빛미르 2011. 3. 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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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벌을 기대하고 갔었다.
하지만 명백히 말하자면 그저 재밌다고만은 할 수 없는 영화였다.

전쟁이 그저 치고 받고가 아니라 대치와 신경전, 밀고 당기기등이 포함된 온갖 전술이 동원되는 일이라는것을 황산벌을 통해 알게 됬었다.
그 이야기 중 얼마만큼이 사실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어렴풋이 그저 단순히 칼만 휘두른것이 전쟁은 아니었을거라는 건 알수 있었다.




정진영의 너무도 능청스러운 연기...
내가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그여서 할 수 있는 배역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해 주었다.
모두가 코 앞만 보고 있을때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김유신의 지략...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그의 말을 듣는 황정민의 코믹스런 연기도 같이 어우러져서 장면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 냈다.




너무도 귀여운 도발...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하는 여러가지 도발 방법들이 황산벌에서도 매우 기발했지만 평양성의 쌀 작전도 매우 기발했다.
황산벌의 욕 작전 만큼 충격적이진 않았으나 나름대로의 귀여움이 있었고, 명백히 말하자면 전쟁에 끌려나온 굶주린 병사들 입장에서는 욕 공격보다 이 쌀 공격이 더 치명타였지 않았을까 싶다.
다 잘먹고 잘살자고 하는 짓인데 힘겹게 고생하고 배곯아 가면서 그곳에 서 있는 현실이 한순간 얼마나 허망하게 느껴졌을까...
정말로 교묘한 작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귀여운 작전에 대응하는 여장부 선우선.
내가 본 그녀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홀랑 다른 이미지를 쓰고 나오고 있다.
이번에도 너무 달라 보여서 조금 적응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는 내조의 여왕에서의 그녀가 가장 어울렸던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빼기 들어간다~!!

당차게 외치는 그녀의 카리스마는 사실 좀 부족했다.
뭔가 어설픈 감이 있었으나, 이부분도 연출의 힘이 조금 부족했을뿐 대응 작전 자체는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싸우는 전력이 얼마 안된다는건 누구보다 자신들이 잘 알테지만 그래도 그걸 마음 깊이 꽁꽁 감추고 우리는 몇만이니까~ 하고 위안을 삼고 있었는데... 핵심을 찔린게 아닌가. ㅋㅋ




그러니 저러니 해도...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윗분들 좋으라고 하는 일이지 일반인들은 별 차이가 없다.
황산벌 부터 평양성을 채우는 이문식씨가 가슴 시리는 일장 연설을 한다.
왕이 누구든 그들은 사실 그다지 상관이 없는것이다. 내 땅에서 농사짓고 아이 키우며 부모모시고 소소하게 살아가는게 행복인 그들을 전쟁터로 끌고 나오고 전쟁에서 이긴다고 해도 그들에게 별반 떨어지는 건 없다. 선우선의 아픔을 조용하게 감싸면서 깊게 한마디 던지는 그의 대사에 한참을 가슴이 얼얼 했다.


평양성은...
중간 중간 너무 진지하게 깊은 얘기를 하고있었다.
아랫사람들을 이용해서 뺏고, 뺏기고 자기 욕심 차리는 윗분들의 모습과 그 사이에 치이면서 버겁게 살아가고 가슴에 상처를 끌어안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황산벌 2 라는 느낌으로 한바탕 웃고 싶었던 내게는 웃는 시간보다 우는 시간이 더 많았던 영화였다.
아마도 감독은 황산벌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거 같다. 그 많은 이야기를 하는 중에 관객의 시선을 붙잡아 둘 용도로 재미있는 장면들을 억지로 삽입하지 않았나 싶을만큼 이 영화의 재미 요소들은 좀 억지가 많았다.
깊은 메시지 자체는 좋은 내용이었지만, 영화는 중간에서 어정쩡한 자세로 마무리된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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