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작은 도자기 하나로 시작된다.
한석규와 김혜수라는 연기자가 연기력으로는 입증된 바 있는 배우인 만큼 사실 기대를 하고 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기만 좋았다. ㅡㅡa
영화의 구성이나 흐름, 결말이 어쨋건 간에 두 배우는 확실히 자기가 맡은역을 제대로 연기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넘어가야겠다.
대사들...
군데 군데 참 속 시원하다 싶은 대사들도 한번씩 터져 나온다.
상처입은 각각의 인물들은 자기들만의 방어막을 치고 그속에서 나름 힘들게 버둥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우유소녀였다가 지금은 못생겼다는 악플에 상처받아 죽을거 같은 아이,
나이는 먹었지만 여자이고 싶은 이웃집 아주머니(할머니? ^^;),
그럭저럭 보잘것 없이 살아온 인생에 남은거라곤 조그만 가게 하나뿐인 처량한 노년...
다들 참... 안쓰럽기도 하고... 왜저렇게 사냐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 삶은 또 별반 다르지 않고...
그렇게 오묘한 감정의 찌꺼기를 남기고 얘기가 흘러간다.
중간 중간 삽입된 한석규의 능글능글한 에피소드들...
김혜수의 너무도 자연스러운 중년 아줌마 연기가 귀엽다.
그래도 영화의 마지막 씬이 끝나고 스크린미 검정 배경에 하얀 글씨로 뒤덮혔을때...
그 황당하고 찝찝한 기분이란...
도저히 이 영화를 추천할 수 없게 해준다.
이거...뭐냐...??
이층의 악당을 보러 간다는 말에 직장 동료가...
'아..그거... 재밌긴 해. 근데 결말이 좀....^^;; 암튼 잘 보고와~'
라고 한 말이... 정말 진지하게 머릿속에 재생됬다.
이 결말은 정말... 짜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