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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Feel/with Book

by 물빛미르 2011. 10. 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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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가 참 힘든 책이었다.
잘 안읽혀서 힘들다기 보다는 장면들이 너무도 버거워서 읽고있으면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다가 어느새 숨이 막힐것 같은 갑갑함이 밀려왔다.
이 책의 장면들은 바래고 흐릿해진 옛날 사진 처럼 뿌옇게 펼쳐지는데 얘기의 내용과는 달리 장면들이 어두워서 흐릿하기 보다 너무 밝아서 흐릿한 묘한 영상이 펼쳐진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영화 '여자, 정혜'를 볼때 같은 느낌이랄까...
무언가 묵직하고 한스러운 느낌이 가득 펼쳐지는 책이라서 읽고나서 기분좋지는 않았다. 너무 처절한 느낌...굳이 보지 않아도 될 삶의 않좋은 이면들을 고개를 돌리고 싶어도 돌리지 못한채 어거지로 모두 봐 버린 느낌이었다.

서인주...

이정희의 기억속에서 살고있는 그녀를 들여다 보다가 어느순간 이게 정말 서인주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온전한 나를 다 보여줄 수는 없는데... 정희의 기억속에 있는 인주는 정희에게 보여진 인주의 단편일 뿐일텐데...
그러고 보니 어느 사람에게도 모두 보여줄 수 없는 단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희가 쓴 희곡의 대사처럼, 인주가 붙인 그림의 제목처럼...
그렇게 달의 뒷면이 존재하고 있다.
달이 흔들거리며 돌듯 보여주는 9%의 뒷면은 어쩌면 우리가 간혹 무너져 내릴때 술기운을 빌려 주변에 드러내는 모습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41%는 혼자만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문득 삶이 참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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