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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Feel/with Book

by 물빛미르 2011. 10. 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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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천천히 책장을 넘기고 싶은 책이었다.
심호흡을 하고 한겹쯤 부드러워진 마음으로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대하게 되는 책이었다.

책속의 이야기들은 내 일상같았고, 내 기억들 같았으며, 어딘가에 밀쳐 두었던 추억 조각들을 들여다 보는듯 했다. 그녀의 표현들이 나와 너무도 닮아,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던 내가 평범한건지 그녀도 나처럼 특이한 사람인건지 궁금해지곤 했다.

아련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도 있고, 작은 미소 띄우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고...
가슴에 닿기도 전에 이미 코끝부터 찡~ 하고 울려서 눈을 껌뻑거리며 훌쩍이게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길고 천천히 책을 읽고 조심스레 책장을 넘겨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책속의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책의 뒷태라도 가만히 쓸어주며 '토닥 토닥...힘내렴..' 해주고 싶은 안쓰러움이 남았다.

삶이라는건... 누구에게나 그렇게도 간절하고, 치열하고, 가슴이 아리고...
상처입고, 감동하고, 좋아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그 많은 감정들을 하루 하루 겪어 나가는 것이리라.
그 많은 감정들에 너무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조금씩 더 중심을 잡아가는게 어른스러워 지는거라면... 나도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은거 같다.

어째서인지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남들앞에서 울지 않던 학창시절을 지나서 조금씩 조금씩 가까운이들 앞에서 엉엉 울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조금만 감동적이어도 눈물을 찔끔거리는 울보가 되었다.
학생때 아무리 힘들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기로 유명한 나였는데 엄마는 내 아기때 별명이 수도꼭지였다고 하시곤 했다. 아무소리도 없이 눈물만 똑똑 떨어트리는 아이였다고... 다시 아기때의 감정이 된건지...요즘은 드라마,영화,책 할것 없이 감정의 동요도 잘 일어나고 금새 눈물을 뚝뚝 떨어트린다.
언제쯤...어른이 되려는지...^^;

근데...
어른은 꼭 되어야만 하는걸까???

51 page
'NG!'
이렇게 외친다음
'죄송해요, 다시할게요'
이게 우리 인생에도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 글은 저자가 올린 사진에 대한 친구의 댓글이라고 했다.
저자는 저 댓글을 보고 '정말...그러게...' 라고 했다 한다.

나는...
그럴 수 없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NG! 라고 외치고 몇번이고 다시 살 수 있다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세상은 없었으리라...
한번 넘어질때마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것을 깨달으면서 성장해 나가진 못했으리라...
단 한번 뿐이기에 그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것들 있다.
누구나 희소성의 가치를 인정할것이라 생각한다.

주말에 마음이랑 보라매 공원을 거닐다 벤치에 앉아서 어린 연인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그렇게 말했다.
누군가 내게 20대로 돌아가겠냐고 물으면 난 싫다고 하겠다고.
실수 투성이 엉망진창... 그리 훌륭하게 살아온 삶은 아니었지만, 누덕 누덕 그렇게 기워진 내 삶이었을지라도 치열하게 한번 살아온 내 20대를 잃어버리고 싶진 않다.

죄송해요, 다시할게요~

이렇게 외치고 다시 할 수 없는것이기에...
오늘이라는 날도, 지금이라는 시간도 이렇게 가슴 저미도록 소중한것 아닐까?

난 그렇게 치열할만큼 행복하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147 page
너무 속 끓이지 마라
인연이라면 그렇게 속 끓이지 않아도 잘될 것이고
인연이 아니라면 아무리 속 끓여도 안되는 법이니까

인연...
이렇게 예쁜 말이 있을까...
사춘기 시절에 설레는 단어들의 목록에서 분명 상위에 랭크되어 있었던 단어다.

인연, 운명, 사랑, 설레임...

어떤사람과 사랑하게 될 때마다 이사람이 인연일까? 아닐까? 고민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보면서 나는 무심코 '니가 그렇게 고민하는걸 보면 인연이 아닌거야. 정말 인연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사람이다~ 싶을테니까' 라고 말했었다.
그땐 어쩜 그렇게 쉽게 인연이 맞다, 아니다를 말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너무 어려서 그말의 무게를 몰랐었으리라...

살아가면서 여러번의 사랑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을 나는 운명처럼 치열히 사랑했고, 그 중 몇 사람은 지나고 보니 내가 왜그랬지 싶어지는 사람도 분명 있었다.
어떤 사람이 정말 인연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그사람이랑 오래 오래 잘 살아야만 인연인걸까?
가슴 깊이 상처로 남게되어버린 사랑이었어도 그사람과 내 삶의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었던 것만큼은 엄청난 인연 아니었을까??

어떤 식으로 끝이 나 버렸든 예쁘게 시작하고, 설레고, 두근거리며 상대를 생각하고... 꿈을 꾸고, 함께 추억을 만들었던 그 만남 하나 하나가 모두 인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연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알아보게 된다.
그렇다면 난, 지금 이사람이 인연일지 아닐지 고민하는것 보다 그저 지금 현재를 충실하고 치열하게 사랑하는 쪽을 택하겠다. 그렇게 열심히 사랑하고 나서 후에 인연이 아닌걸 알게된다면 그래도 열심히 사랑한 깊은 추억하나 남았을것이고, 혹 인연이라면 인연과 치열하게 사랑한 내 자신이 더 사랑스러울 테니 말이다.

속도 끓여보고, 고민도 해보고, 아파도 보고, 힘겨워도 보고...
그게 또... 삶과 사랑으로 버무러진 다양한 맛의 인생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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