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매월 14일은 1월 14일 다이어리 데이부터 시작해 발렌타인, 화이트 데이를 거쳐서 12월달까지 정해져버렸다.
연애를 시작하면 서로의 생일, 사귀기 시작한날, 100일, 200일...1000일 등 챙겨야 할 기념일이 왕창 늘기 시작하는데 거기에 14일들까지 가세를 해서 저걸 다~ 챙길려면 한달에 두 세 번씩 행사를 치뤄야 하는 상황도 생기곤 한다. 그런데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 혹은 가래떡 데이로 그 즈음이 되니 또 거리며 웹 쇼핑몰이 한바탕 난리다.
저런 기념일들이 상술의 덕이라는것을 잘 알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때는 그것이 어떤 이유로 생겨나게 되었든 무엇을 줄까, 무엇을 받을까 설레이게 된다.
올해는 남들 다 주는 빼빼로를 주고싶지는 않고 마음을 주는 특별한 날의 의미는 가져오고싶어서 한참 고민을 하다가 만가닥 꿀타래를 선물했다. 신랑은 그 특이한 맛을 매우 맘에 들어해 주었고 그 덕에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던 내 노력들이 보상을 받는것같아서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신랑도 내 선물을 받고 빼빼로 하나 안겨주기는 싫었던지 많은 고민을 하는 눈치였는데 장미패턴의 보송보송한 하트쿠션을 보라색하나 핑크색 하나 셋트로 사주고 파리바게뜨에서 내가 좋아하는 모찌를 사서 들고 들어왔다.
소박하지만 그의 고민과 마음이 담긴 선물이 너무도 귀엽고 고마워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가 무슨날로 지정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든 날들은 특별하지만, 매일 매일 선물을 할 수는 없고 그 중 몇날을 세간에서 붙여놓은 이름표를 변명삼아 끌어다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작은 정성을 나누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주면 어느새 사귄지 2600일 (결혼한지 1800일)이 되는 기념일이 되는데...
이렇게 이번달은 빼빼로 데이덕에 두번이나 신랑과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설레임을 가질 수 있으니 그걸로 좋은것이라 생각한다.
사랑한다는 것...
가장 중요한건 그것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고, 그에게 무엇이라도 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그렇게 *** 데이라고 이름붙은 날들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로 삼길 바란다.
Be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