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드라이빙 액션이 있을것 같아서 선택한 영화 드라이브...
신랑이랑 오랜만에 날짜를 맞춘 휴일이어서 평일 낮 한가한 영화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위해 극장을 찾았다.
그가 하는 운전은 스킬이 정말 뛰어나고 화려한 영상을 자랑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깔끔했다. 무언가 엄청난걸 하진 않는데 그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었다.
일을 한건 처리하고 그가 이사한곳에서 만난 이웃.
짧은 단발머리가 이렇게 여성스러울줄 몰랐다. 부드러운 미소가 사랑스러운 여자 아이린과 드라이버는 사랑에 빠진다.
드라이버가 그녀를 위해 해주는 일 역시 그리 특별하다 할 만한 이벤트가 아니었는데, 소소한 행복이 잔잔하게 물결치는 영상들에 보고있던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린의 남편 스탠다드가 출옥하면서 사건이 시작되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폭력에 맞서는 드라이버는 영화 전반부에서 보여주던 묵묵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아니라 아주 냉혹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안에 잠들어있던 폭력성이 깨어난 것인지, 그가 아이린의 옆집으로 이사오기전 그가 살아온 과거들이 그랬던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는 매우 무서운 사람이었다.
영화는... 너무 적나라하게 피가 튀기고,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
드라이버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점점 더해가는 폭력들을 담담하게 받아낸다.
사실 모든것이 마무리되고 아이린과 예쁜 시간을 보내는 그의 모습으로 마무리되길 내심 기도했으나...
그 잔인한 장면들을 지나서 해피엔딩이길 기대했으나...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는 기분이 매우 무거웠다.
드라이브는 즐거운 휴일 데이트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퍼펙트 센스부터...요 몇일, 영화 선정이 영...그렇네..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