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을 싫어한다. 초등학교때 읽었던 책 중 하나에서 입에서 나오는 말이 내 내면의 거울이라는 글귀를 보고부터였던것 같다. 욕을 한다는것은 먼저 내 머릿속에 욕을 떠올리고, 내 입을 통해 욕이 발음되게되며 그 욕을 가장 먼저 듣는건 자신이다. 누구에게 욕을 하건 그 욕을 가장 먼저 듣는사람은 자신이라는걸 기억한다면 그리 쉽게 욕을 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거리에선 너무도 쉽게 욕을 들을 수 있다. 한참 어린 아이들의 대화에는 욕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욕이 난무하고 있다. 그럴때마다 정말 귀를 닫고 싶어진다.
그렇게 예쁜 입술로, 그렇게 예쁜 얼굴로, 너무도 생생한 젊음을 담은 내면에서 왜 그렇게 미운 말을 하는걸까...?
긍정적이고 예쁜말들도 너무 많은데... 어째서 그 많고 많은 단어들 중에 민망하기 그지없는 단어들만 골라서 대화를 이어가는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카산드라의 거울 1편을 읽다보니 대속의 주민이 되기위한 과정의 하나로 그들은 카산드라에게 욕을 가르친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욕을 하는지에 대한 글들이 몇페이지나 이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그 단어들의 잔상이 남을까봐서 노심초사하며 얼른 책장을 넘겨야 했다. (그걸 그렇게 한참이나 자세히 묘사할 필요는 없었는데..ㅡㅡa)
말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그렇다고 믿는 내 믿음이 힘을 발휘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듣기 거북한 단어들을 줄줄이 엮어서 말하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운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내가 예쁘게 말하는 사람이란 뜻은 아니다. 내 말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주장이 너무 강하다는 사실도 알며... 요즘들어 말이 미처 정리되기 전에 이미 소리가 되어버리는 통에 이상한 합성어가 튀어 나오거나, 높임말 등의 정리가 되지 않은채 허공으로 흩어지기도 한다. 욕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나인데도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하기 어려운데, 단어 자체로도 듣기 거북한 욕을 섞으면 얼마나 더 말하기가 어렵겠는가...?
욕을 하지 않는다고 있는 돈이 없어지는것도 아니고, 욕을 한다고 무언가가 생기는것도 아닌데... 이왕이면 좀 예쁘게 말했음 싶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외모 지상주의 운운해도 나부터 사실 같은 맛이라면 이쁜거 골라지는걸 어쩌겠나...
다이어트에 열광하고, 피부 좋아지라고 각종 화장품을 바르며, 성형외과가 돈 잘버는 직업 대열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현대에서 내면을 드러내는 아름다움에는 왜 신경을 쓰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건 심지어 돈도 안드는데 말이다. (돈이 ... 안들어서 그럴까? ^^;;)
매우 조용한 성격의 사람도 운전대를 잡으면 거칠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곤한다.
운전하다가 정말 욕나오는 상황 있다는거 물론...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시라. 당신이 고래 고래 욕을 하면 가장 먼저 당신의 귀가 욕을 먹고, 그 다음은 차에 같이 타고있는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욕을 먹는다...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도달하는것이 당신이 욕을 하고 싶어한 상대가 될것이다.
많은 경우 차 창을 닫은채로 욕을 하거나, 상대는 이미 저~ 멀리 가버린 후여서 정말 욕하고 싶은 상대는 당신이 욕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데 애꿎은 당신 귀와 소중한 옆 사람만 욕을 먹는게 된다.
물론 매우 화가 나는데... 욕 한마디 해야 속이 시원~하겠는데... 어쩌냐고 하시는 부분까지는 뭐라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