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화장실...
옆칸에서 계속 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 에티켓 용으로 내리는 듯 한데... 그 소리가 한참을 이어졌고, 대충 세어 보아도 5번 정도는 물을 내린것 같았다.
흠...
한비야님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으면서 난 참 많은 반성을 했었다.
나는 양치할때 컵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샤워는 별로 하는거 없는데도 훌렁 15분이 걸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지구 어딘가에서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들...
책을 다 읽고나서 세숫대야도 구매하고(원래는 샤워기로 씻는다 ^^;) 양치할때도 컵을 이용하거나, 컵이 없는경우 물을 최소한으로 쓰고 잠그는 형으로 습관을 바꿔나가고 있다.
화장실 변기에 사용되는 물이 우리 상식에서는 분명 더러운 물일 것이나 지구촌 어딘가에서는 마실 물이 그만큼만 맑아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여자들끼리만 사용하는 화장실인데, 같은 여자끼리 좀 챙피하면 어때서 싶은 생각이 든다. 에티켓 벨이 있다면 뭐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소리가 조금 난다고 해서 큰일 나는것도 아니고 그게 엄청 남사스러운일도 아닌데 내내 물을 흘려대는 옆칸의 누군가가 문득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럽다' 라든가 '창피하다' 라는 말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어디에 그 기준을 두고 있을까?
명확하게 사물로 존재하지 않은 감정에 대한 단어들은 상상력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 않나 싶다. 누군가 그 소리를 듣고 무엇을 상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런 생각들은 내가 그 소리를 들었을때 무언가를 상상하기 때문에 다른이들도 그럴거라 생각하고 부끄러워 지는것이 아닐까?
(이런쪽으로는 상상력을 조금...접어두셔도 좋습니다. ^^;)
물론 나도 민망하긴 하지만 조금 창피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절실할 수 있는 무언가를 헛되이 흘려보내는게 더 창피하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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