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

마법세계의 이야기가 드디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나마 마지막편이 2편으로 제작되어 긴 이야기를 담아주는것이 좋기도 하고, 2편을 기다려야 하는일이 또... 하세월인지라 아쉽기도 한 복잡한 심정이 되어 영화관을 나왔다.

너무도 좋아하는 책이 영화로 제작된 경우 대부분은 실망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해리포터는 유일한 예외였다. 1,2편의 덤블도어와 해리, 헤르미온느, 론은 싱크로율 100％라고 해도 좋을만큼이었고... 너무도 흥미 진진한 쿼디치는 이보다 더 잘 재현할 순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개인적으로 쿼디치 신이 좀 짧아서 아쉬웠다.)
그렇게 이어져온 해리포터 시리즈이기에 마지막 죽음의 성물도 기대를 잔뜩하고 개봉날 달려가서 봤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가는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
부쩍 성숙해진 그들의 모습이 마법사의 돌에서 어린 해리와 겹쳐지면서 영화속 주인공의 성장이 그대로 배우들의 성장과 함께 이어져온 이 영화의 매력이 한층 더 느껴진다.

기존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볼드모트와 싸우면서 어두운 면도 있지만 그래도 마법세계에서의 흥미진진함을 그대로 느낄수 있는 밝은 분위기가 많았다면... 이번 죽음의 성물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덤불도어가 죽은 뒤 볼드모트의 장악이 시작되면서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쪽에 불리하고 위험한 상황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탓이겠지만, 연말의 따뜻한 분위기에서 보는 영화치고는 매우 무거운게 사실이다.




죽음의 성물에선 드디어 볼드모트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한다.
그가 등장하는 장면도 늘었고, 정말 대놓고 활동한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든다.
볼드모트의 잔인성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 등장하면서 나도 모르게 주변에 영화를 보고있는 아이가 있지는 않은지 신경이 쓰였다.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여과없이 보여주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볼드모트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너무도 어둡고, 음침하고... 보고있는것만으로도 뭔가 내부에 어두운 영향을 미칠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죽음을 먹는자들＇ 이라는 타이틀이 너무도 잘 어울리게 연출이 되긴 했지만, 그만큼 보는 사람도 힘겨워졌다.



이번 죽음의 성물에서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밝은 장면이 아마도 결혼식 씬이 아닐까 싶다
정말 아주 잠깐... 사람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기자기한 마법 효과드은 잠시나마 숨을 돌리게 하지만 그 장면 조차도 너무 짧아서 전체적인 어두운 분위기를 무마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러명의 해리포터가 등장하는 초반 장면에서 해리포터가 왜 들키게 됬는지 등에 대한 부분은 원작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사실 원작에서 해리가 들키게 되는 이유는 해리의 성정을 나타내는 부분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원작대로 표현해주는 편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좀 아쉬움이 남았다.


2편으로 나누어 제작된 만큼 원작의 세밀한 장면들을 좀 더 충실히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했던것은 조금 과했던 모양이다. 기대를 했기에 생략된 부분과 각색된 부분에 대해 조금 더 큰 아쉬움이 남았고, 1편을 마무리하는 장면도 감정이 뚝! 끊어져버린 당혹스러운 느낌을 남겼다.

매력적인 마법세계를 보고싶어하는 내 소망이 너무 큰 탓일수도 있겠지만... 죽음의 성물은 마치 배트맨을 보고 나온듯한 어두운 이미지로만 머릿속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