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당첨 소식에 기뻐하며 영화정보를 검색해본 나는 ..
장르:다큐...
쩝.... 당황했다.
비인기 영화여서 당첨된 모양이군..
씁쓸해 하면서 극장으로 주섬 주섬.. 퇴근하고 달려갔다.
영화는 정말로 다큐...
잡음 많고 너무 큰 소리와 화면에 약간 당황해 주고...
(대략.. 요즘 기술도 좋은데.. 소리정도는 살짝 튜닝해주지..ㅡㅡ; 듣기 좀 불편했다.. 귀아파~)
좋아서 하는 밴드라는...
실제 인디밴드의 이야기.
멤버들의 순수해보이는 얼굴을 비추며, 인터뷰와 그들을 따라가는 카메라 영상이 버무러진 영화였다.
(감독 왈... 영상중 밴드의 팬이 찍은 핸드폰 영상도 있다고...ㅡㅡ;)
영화 시작전에 주섬 주섬 포스터를 훝어보다가 낮익은 이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 나는... 살짝 영화에 호기심이 생긴터라...
어느새 멤버들의 인터뷰 질문에 내 대답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따라갔다.
내가 좋아하는건 뭐지?
내가 싫어하는건...??
자기가 좋아서 하는 리더와...
음악을 전공하면서 자기 안에 틀이 생겨버렸고.. 그 틀이 무너지면서 고민을 하는 수정...
조용하게 중심을 잡는 기타리스트...현
팀에서 가장 어리면서 사람좋은 얼굴로 웃는 아코디언 주자.
제천을 거쳐 부산으로 여행을 하고, 그들의 첫 공연을 하고, 첫 음반을 내고...
갈등이 있고, 성장해 가고.. 고민을 하고...
어쩌면 그냥 내 주변의 이야기 같은.. 그런 영화였다.
홍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인디밴드는 상당히 많다.
그들중 다수는... 거의 알려지지 못한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그만두고 직장을 찾는다고 들었다.
그런면에서.. 좋아서 하는 밴드는 행운아였다.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하나씩 이루어가고...
과정은 분명 쉽지 않았을 테지만...
이름없이 사라지는 많은 밴드들에 비해 첫 음반까지 낸 그들은 얼마나 행운아인가...
게다가 좋은 지인 덕에 영화까지 만들어 졌으니... 그들의 음반 홍보는 굳이 따로 할 필요가 없으리라...
(실제로 영화 상영후 제작진측에서 준비해온 그들의 음반은 모두 팔렸다...)
좋아서 참여해준 사람들에 조용히 올라가있는 내가 아는 그룹.
영화에 삽입된 두곡의 그들 노래를 단번에 알아내고 따라불러보며 그들의 공연을 보던 때를 추억해보았지만...
끝맛은 씁쓸하다...
좋아하는일을 하는것은.. 정말 이상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잘먹고 잘사는것은...
더할나위없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고...
냉정히 말하지만..
좋아하는것과 잘하는것은 다르다.
어쩌면 좋아하는것이 음악이고, 현대인의 인식이 많이 변화된 현재이기에..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살수 있는 길이.. 조금은 더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좋아하는것으로 돈을 벌 방법이 전혀없는 것을 좋아하는경우도 꽤 많으니까 말이다...
내가 아는 어떤이는.. 그가 정말 잘하는것이 있는데...
그가 못하는것을 좋아한다.
그의 신체구조상 전망이 없다고 주변에서 얘기하는데도..그는 그걸 하는게 좋단다.
참... 어쩔수 없다.
그래서 결국 그는.. 잘하는 것으로 돈을 벌어 좋아하는 것을 한다.
영화가 끝나고 모모 감독의 말처럼... 우리가 직장에 가는것은 좋아하는것을 하기 위한 수단인지도 모른다.
아니.. 대부분 그럴것이다.
좋아하는것을 먹으려고, 좋은 집에 살려고, 좋아하는곳에 가려고, 좋은 것을 보려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것을 해주려고..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것을 위해서 삶의 많은 시간을 직장이란 곳에서 힘들게 버텨나가고 있는것일거다.
그래도.. 왠지 씁쓸하다...
좋아서 만든 영화에 아쉬운점은...
다큐니까... 어차피 다큐라고 장르 걸어 놓은거...
조금 더 얘기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영화이기에 좋은 결말을 맺고 해피엔딩이고 싶겠지만...
좋아서 하는 밴드 말고도 힘들게 음악을 하는 많은 인디 밴드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았음 어땠을까?
이건 인디밴드의 현실에 대한 다큐가 아닙니다~
라고 하면 할말은 없겠지만..
좋아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처한 실상이라는것도 조금은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꿍얼거려본다.
몇년전 홍대를 자주 드나들다가 밴드들과 조금 친해진 나는 그들과 나눈 대화내용을 이유로 더이상 홍대에 안가게 됬다.
맥주(또는 음료) 한병을 포함한 입장료 15000원.
내가 낸 그 돈은... 공연을 보러 간 바의 운영비에도 일부 쓰여야겠지만.... 공연하는 밴드들의 밥값에 약간의 보탬이라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란다...
대부분 홍대 바에선 인디밴드들이 무료공연을 하고.. 뒷풀이땐 자기들 주머니에서 돈을 모아서 술을 먹는다...
정말 소수의 몇몇 바에서만 아주 약간의 공연료를 준다고 했다.
조금.. 속상했다.
좋아서 음악하는 그들은...
생활고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찾고 직장을 구하고...
퇴근하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좋아서 만든 영화니까... 좋아하는 얘기만 담았다고 뭐라할순 없겠으나...
끝내.. 못내.. 아쉬운건 .. 사실이다.
시사회가 끝나고 무대인사...
시사회는 대부분 기자가 오는것인가...ㅡㅡ;
질문의 내용 완전 식상했다...
감독의 다음 행보따위.. 하나도 안궁금하다.
좋은 영화 내 놓으면 보고, 아니다 싶음 안보면 그만인거 아닌가..
어차피 그닥 기다릴 사람들 같지도 않더만...
차라리.. 영화에서 다 못담은 이야기를 조금 더 얘기해보았으면 좋았으리라...
다큐.. 시사회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