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연기자들이 모여서 꽤 괜찮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소식에 달려가서 관람!!!
스토리 진행도 나쁘지 않았고 박해일, 문채원을 비롯한 중년연기자들의 연기가 편안하게 잘 녹아있어서 보기 즐거운 영화였다.
살인의 추억으로 처음 접했던 박해일의 연기에 대한 놀라움은 괴물때는 같이 열연한 배우들이 너무 쟁쟁한 탓인지 약간 묻히는가 싶더니, 이번에 또 활활 타올라 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커다란 눈으로 깊이있는 연기를 하는 그의 영화가 너무 좋아지고 있다.
문채원...
바람의 화원에서 문채원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깨끗하면서 깊은 감정선 표현이 매력적인 배우였다. 활에서는...초반 진입에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지지만 곧 그녀 특유의 매력을 발산해 주어서 고마웠다.
활에 초점을 맞추고 긴박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진행이 괜찮았다.
적군으로 등장하는 중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제대로 끌어올리면서 보는 내내 관객의 시선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어느정도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을 기반으로 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곡사라던가 6량촉 등 활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한 부분이 매력있게 잘 그려져 있어서 좋았었다.
갑자기 쳐들어와서 너무도 무차별하게 주민들을 학살하고 횡포를 부리는 장면들에 화가 났었다. 어째서 인간은 자신들이 그어둔 선 밖의 사람들에게 그리도 잔인할 수 있는지... 앙다문 입술로 굳은 의지를 내 비치며 칼을 집어드는 선비들이 있었음이 한없이 고마웠다. 동생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박해일에게 응원을 보내면서 그들이 돌아오는 초라한 배 한척이 쓸쓸하게 잡힌 마지막 장면이 더없이 서늘하게 다가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포로로 잡혀갔으며 그들을 되찿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은 없었다는 마지막 자막이...
너무 속상했다.
활은...영화 자체로는 상당히 좋았는데...
그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다른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어서 씁쓸했다. 적나라하게 두 영화를 비교해 둔 포스트를 보면서 참 좋은 영화를 하나 순식간에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