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고 몽롱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걸로 따지자면 약간 불투명한 필름을 한꺼플 대고 영상이 출력되는 듯한 뭔가 빛이 많고, 뿌연~ 느낌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지속되서 책을 펴면 나도 이상하게 몽롱한 기분이 되었었다.
책이 상당히 얇음에도 불구하고 이미지가 선명하게 착착 그려지는 다른 책과 달리 이미지가 서서히 그려지고 윤곽선이 또련하지 않아서 이상하게 천천히 읽히는 책이었다.
그리고 ...
그런 이미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유를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알 수 있었다.
이런!!!
책을 보다가 갑자기 자세를 고치며 눈이 커지는 그런 사태가... 추리소설도 아니고 미스테리 소설도 아닌 이 책에서 일어났다.
무언가 독특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그렇게 마무리 될줄이야!!!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어서 조금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오우~ 정말 괜찮은 책인데!! 라고 말해야했다.
쇼이치...
내게도 쇼이치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고개를 돌리니 신랑이 새근 잠들어 있다. 이야기 속 쇼이치 같은 캐릭터는 아니지만 한결같은 그가 보인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아주 오래전 미란언니가 좋아해서 읽기 시작한 작가인데... 특이하게도 읽을때는 빠져서 읽는데 책을 덮고 나면 그다지 기억이 나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
아주 .. 강렬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