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Feel/with Book

by 물빛미르 2011. 10. 5. 17:55

본문

728x90


내가 자꾸 자꾸 책을 읽는것은 어쩌면 부족한 내 인성을 조금이나마 보완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좋은 책을 읽을때마다 실컷 반성을 하고, 온갖 새로운 다짐을 해 놓고도 얼마 가지못해 또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부족한 인간인지라, 잊어버릴만 하면 다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들이 필요하다.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는 그런 내게 딱 필요한 책이었다. ^^*

알고 있었던 이야기도 있고, 알게 된 이야기도 있고...
이외수님의 트위터로 미리 접했던 이야기도 있고, 처음 보는 것들도 있었다.
'아... 나 들으라고 쓰셨나보다'
가슴에 팍! 박히는 얘기에는 마구 찔려하고 얼굴이 붉어질 만큼 챙피해하면서 반성도 하고, 어떤것은 '음 음~ 그렇지!! 맞아 맞아!' 공감도 좀 해주고...
어떤것은 후핫! 웃음을 터트리며 한참 웃게 하기도 했다.

간혹...
행간이 보이지 않은 이야기를 만나면 내공이 부족한 탓도 조금 해가면서 휘리릭 넘어갔는데, 경험상... 아마 몇년뒤에 다시 이책을 읽는다면 그 행간을 볼 수 있으리라는걸 안다.

중간 중간... 감성산책으로 낀 시들이...
마음을 촉촉하게 했다.
보송 보송 만져질듯 부드러운 시도 있고, 아스란히 가슴을 꾸~욱 누르며 다가오는 안쓰러운 시도 있었다.

여전히 쉬이 울그락 풀그락 하는 내 성정을 가만히 가라앉혀주면서...
'아이야...철 좀 들어라...'
하시는 이외수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힘 내거라~
응원 한마디 잊지 않으시는 그분의 따스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금새 휘리릭 내 손을 지나간 책이지만...
어느날 문득 이책을 다시 집어서 철없음으로 지나쳤던 깊은 행간을 보리라 다짐해본다.

174page
을숙도 모래밭에 파묻어 놓은 말 한마디
살.아.봐.야.지
갈꽃들이 무더기로 쓰러지는 서쪽하늘
노을만 붉어 내 뼈를 태우더라

망명의 가을이라는 시 끝자락이다.
글자 사이에 마침표를 담담히 찍어둔 한마디...

살.아.봐.야.지

가슴에 턱! 무언가 떨어지는 순간에 노을만 붉어 내 뼈를 태운다 하시니...
눈물이 툭 떨어져 버렸다. 

175page
도인 천상병과 술 한 잔을

고물처럼 쓰라리던 사랑도 저물어 가네
귀천을 노래하던 시인의 마을
모든 풍경들이 석양으로 기울어지고
육십이 넘으니 비로소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법문을 들었네
흐린 세상 흐린 세월
대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여쭈어보았더니
이제 세상에는 싫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씀
불현듯 맑아지던 내 귀를 의심치 말라
따라주신 맥주잔 가득
목화송이 같은 구름 한줌도 눈부시던 날이여

단순하디 단순한 선 하나로도 세상을 담는 묵직한 수묵화가 떠오른다.
'따라주신 맥주잔 가득 목화송이 같은 구름 한줌도 눈부시던 날이여'

아...
맥주한잔이 정말 그리워진다. 
728x90

'Feel > with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하 미술관  (0) 2011.10.05
컬투에 미치다  (0) 2011.10.05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0) 2011.10.05
가이아 이론  (0) 2011.10.05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0) 2011.10.05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