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킬은 기분좋은 영화였다.
구성도 지루하지 않고, 휴 잭맨의 연기도 괜찮았으며...
무엇보다 아역배우의 연기가 매우 훌륭했다.
별볼일 없는 복싱로봇을 데리고 황소와의 전투에서 비참하게 패배해버린 켄튼에게 갑자기 생긴 아들 맥스.
당찬 눈빛을 가진 똘똘한 맥스와 하는일마다 틀어지기만 하는 아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맥스를 여름동안 데리고 있는 조건으로 받은돈으로 켄튼이 사들인 로봇 노이지 보이~
난 이 로봇이 주인공인줄 알았다.
음성인식으로 움직이고, 번쩍 번쩍 상태 좋은 로봇...
왕년에 엄청 이름을 날리던 챔피언 로봇이 너무 헐값에 떴다는 말에 무언가 큰 문제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문제는 오히려...그에게 있었다.
전략도 없고, 명령어도 익숙지 않은 상태...
그는 노이지 보이와 호흡을 조금이라도 맞춰보고 큰 경기에 출전시켜야 했었다.
너무 허망하게 무너져버린 옛 챔피언의 모습이 그의 모습과 겹친다.
옛날 너무도 멋졌던 그의 과거와 노이지보이의 모습이 묘하게 겹치는 느낌이었다.
매력적인 체육관 관장 베일리...
켄튼과 체육관에서 자라다 시피 한 그녀는 현재의 그의 모습이 속상하지만 늘 든든한 지원이 되어준다.
켄튼을 가르쳤던 그녀의 아버지처럼 그녀도 켄튼의 로봇 복서들을 수리해주고, 그의 뒤에서 응원을 해주며... 맥스에게 켄튼의 오래된 과거를 들려준다.
고철더미 속에서 맥스가 밤새 파내서 데려온 로봇...아톰.
G-2 로봇이라는 오래된 모델이지만 상대의 동작을 따라하며 배우는 쉐도우 기능이 있다.
동그란 눈으로 맥스의 몸짓을 따라하는 아톰의 모습...
아톰과 함께 산책을 하며 그에게 말을 건네는 맥스...
그렇게 서로의 진심을 담아서 얘기를 건네는 시간을 가진다.
아톰을 훈련시키다가 음악에 어깨를 들썩이던 맥스는 우연히 아톰과 춤을 추게 되는데 이 장면이 정말 귀여웠다 ^^*
별볼일 없는 작은 로본 아톰...
그래도 맷집 하나만은 좋고, 넘어져도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나는 복서시절의 켄튼을 연상케 하는 로봇...
영화는 그저 로봇 복싱의 이야기를 그리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엉망이 된 켄튼의 첫 로봇부터 왕년에 챔피언이었던 명성만으로 링에 올랐다가 만신창이가 된 노이지 보이, 버려진 고철더미에서 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하는 아톰에 이르기까지 켄튼의 이야기를 투영해 낸다.
리얼스틸의 로봇들은 그저 로봇이 아니었다.
제우스에게 멋지게 펀치를 날리는 아톰...
이 장면 정말 시원했었다.
무언가 엄청나게 스케일 큰 CG가 있는것도 아니었고, 화려한 액션이 가득 찬 영화도 아니었지만... 이 영화는 관객을 웃게하고, 눈물짓게하고, 안타깝게 하고...
어느새 응원하게 했으며... 시원한 승리감을 맛보며 같이 환호성을 지르고 싶게 했다.
리얼스틸은 좋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