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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with Movie

by 물빛미르 2011. 3. 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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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참 괜찮은 영화를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화의 시작은 좀 ... 난감했다. 죽으려는 차태현의 진지하고도 안쓰러운 시도가 웃음으로 버무러진것이... 그 사이에 너무도 가라앉은 그의 나레이션이... 무언가 언밸런스한 느낌이 들었다.
하나, 둘...어느새 넷이 되어버린 귀신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죽겠다는 사람이 혼자살려면 얼마나 건강해야 하는지 아냐며 절규하는 주인공...
혼자서 아프면 서러우니까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잘 못마시고...단것도 좋아하지 않는 주인공...
하지만 4명의 귀신과 몸을 공유하면서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고...사탕을 입에 달고 살기도 한다.
몸을 나눠가지면서 각각 너무도 다른 인물을 한몸에 담아내는 차태현의 연기는...'오~ 괜찮다' 싶다.




줄줄이 늘어앉은 사람들... 아니 귀신들...
그들을 대하는 김상만의 너무도 자연스러운 태도는 4명의 귀신이 몸 나눠가질 사람을 참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버스를 함께 타고, 길을 걸을땐 그의 등에 업히고 다리에 매달려간다.
피곤한 얼굴로 어기적 거리며 집에 도착한 그의 다리에서, 등에서 ... 한명씩 귀신이 내리고 늘 그의 신발 하나만 놓여있던 현관에는 4명의 신발이 북적 북적 놓여있다.

'누가 찾아온건 처음이다... 그게 사람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김상만의 독백이 가슴아프다...

귀신들을 보내기 위해 귀신들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주는 김상만...
그런데 귀신들의 소원은 자꾸만 한 호스피스 병동과 엮인다.
카메라 주인인 할아버지, 꼬맹이 소원을 들어주러 갔다가 영화를 함께 보게 된 아이, 아저씨의 소원을 들어주려다 알게된 자동차광 아저씨의 부인...

호스피스 병동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돌아가신 모양이다.
울며 아버지를 부르는 아들에게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신다.
'그래도 죽으니까 찾아오는구만....'
참...가슴 한쪽이 뜨끔해진다. 나도... 죽음을 향해가는 엄마 앞에서 그리 살가운 딸래미는 아니었던 탓이리라. 돌아가신 후에는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속담을 아무리 끓어다 붙여도... 변명이 되질 않는다.

경찰서 의자에 앉은 김상만의 독백...
언제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지 아냐고 묻는 그...
참 희안하게도... 화목한 과정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게 꿈이다.
우리 언니가 그랬고, 내가 그랬고, 내 동생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그리고... 사랑받고 자란 사람을 정말 귀신같이 잘도 알아보게 된다. 그들은... 그들이 받고 자란 사랑으로 인해 깊은곳에서 부터 뿜어내는 빛을 가지고 있다. 그리 눈부신걸 당췌 못알아볼 턱이 있나...
사랑받고 자란이들은 그들의 내부에서 빛이 나니 그냥 세상이 온통 밝고 따스한줄 알고, 빛을 나눈다. 그러니 더 사랑을 받는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죽고싶을만큼 견디며 자란사람은 나눠줄 사랑이 없다. 그러니 또... 사랑받기 힘들어진다... 거참... 짜증나는 악순환이다.
결국 이런사람들은 같은 처지끼리 보듬어주는 수 밖에 없는데...
김상만의 독백을 들은 간호사가 뚜벅 뚜벅 걸어와 그의 가슴에 귀를 댄다...





심장소리...
나도 누군가의 심장뛰는 소리를 너무 좋아한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느낌, 살아있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느낌은 ...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있다. 그의 마음을 열고, 그녀의 마음을 열어가는 시간...
김상만은 조금씩 삶을 향해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하는듯 보인다.
그리고...그녀도...




그녀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를 듣는 김상만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워보인다.
참...아릿하다.


영화의 끝부분...
갑작스레 김상만이 떠올린 기억은 관객들을 온통 눈물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우린... 니가 물어보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어.' - 할아버지
'우린 묻는 말에만 대답한다니까!!!' - 골초 아저씨

그들의 대사가 귓전에 쟁쟁 울린다.
그제서야 영화 전체를 감싸며 곳곳에 숨어있던 마음 조각들이 빛나게 떠오른다.
감정이 금새 태풍이라도 만난듯 휘저어 져서는 가라앉을 줄을 몰라서 한참을 입을 가리고 울먹거려야 했다.


아...
참 괜찮은 영화였다.
꼭... 보라고 하고 싶은 ...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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