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과 넌 픽션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이 소설은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두꺼운 양장본의 뒷판을 덮으면서도 이것이 소설일 뿐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느낌이 든다.
공중곡예사는... 매우 귀여운 소설이었다.
한 소년의 성장이 있고, 약간의 역사가 곁들여지고...
삶에 대한 통찰과 소유하고, 내어놓는 지혜가 있는 이야기였다.
세옹지마...
딱 세옹지마가 떠오르는 이야기의 오르내림.
매우 매력적이어서 내 세계를 순식간에 허물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해주는 마력은 없었지만, 너무도 담담하고 투박하게 아이로 시작해서 할아버지로 끝나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슬금 슬금 들려주는 통에 나는 마치 이 이야기가 실존인물의 자서전인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월트처럼 33단계를 꾸역 꾸역 지나가면 나도 공중곡예를 할 수 있을것만 같은 ... 그런 느낌이 든다.
예후디 사부나 월트가 매우 강력하게 이건 정말이라고 강조했으면 되려 이건 허구라는 사실이 명백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들의 공연을 본 사람들의 엇갈린 반응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시종일관 '상관없다' 였고... 그런 태도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이 생각나게 했다.
그런 그들의 태도가 우리가 무지해서 미처 증명할 수 없는 영역의 어떤일을 그들이 한것이고, 단지 증명하지 못했을뿐 분명히 가능한 고정불변의 사실같은 느낌을 주는것이다.
매우 ... 아이러니 하지만...
솔직하게 내가 받은 느낌은 그러했다. ^^;
독자들로 하여금 판단하게 하라는 폴 오스터의 말이 마지막까지 나를 더 헷갈리게 하고 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