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재미있는 시리즈물의 탄생이다.
완결만 보는편인 나로서는 이 책을 사고나서야 시리즈로 제작될거고, 이제서야 겨우 2편이 미국에서 나올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어 좌절했었지만, 책을 읽고난 소감은... 다음권 기대된다!
SF에서 외계인이라는 소재는 너무도 흔하고 다양해서 자칫 식상할 수도 있고 왠만큼 잘 표현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저급으로 뚝 떨어져버리는 유치한 이야기가 된다. 많은 상상력의 세계를 접해 온 만큼 어설픈 상상력의 산물들은 금새 유치하고 짜증나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첫 몇장의 프롤로그...
금새 눈길을 사로잡으며 푹 빠져드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나 나를 사로 잡는 책이 아니었다면 하루종일 일하고 저녁 10시 반까지 교육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 사이에서 틈틈히 이 책을 붙잡고 있게 만들지 못했을거다.
(10시 반 교육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이 책을 보다가 정류장을 지나친적도 있다..ㅜㅜ)
이야기는 태양계와 먼 행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SF이야기가 그렇듯이 여기에도 자신들의 무지로 삶의 터전인 자신들의 행성을 파괴시키고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 위한 외계인이 나온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다. 그들이 파괴시킨 또 다른 행성이다.
많은 SF들이 타 행성의 외계인이 지구로 오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면, 이 이야기는 자신의 행성을 파괴해버린 모가도어 인이 침범한 로리언 행성인이 지구로 도피해 온 것에서 시작한다.
9명의 아이들...
서로가 보호 마법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순서대로 죽이지 않으면 죽일수 없고, 9명중 누군가 죽으면 다른 아이들의 다리에 표시가 새겨진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도 어느날 첫번째 표시가 새겨졌고, 그리고 두번째가... 어느새 3번째가 새겨졌다. 이야기는 갑자기 가속력을 붙이며 그들의 도피를 위한 긴급한 여정을 담는다.
그리고 툭...던진다.
'나는...넘버 포다.'
헛!!!
다음은 이 아이 차례다. 갑자기 자세를 고쳐앉아 긴장과 함께 책장을 넘긴다.
이들은 우리와 똑같게 생겼다. 외계인이기에 초록색 머리를 하고 있거나 매우 작거나, 혹은 매우 크거나... ET라거나... 기타 등등 매우 다르게 생긴 어떤 생물을 상상하고 있다면, 그 생각은 지워야겠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게 생겼고, 우리 주변에 숨어있다. 로리언인들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이 발현하기를 기다리며 모가도어인의 추적을 피해 이곳 저곳으로 이주해 다니고 있다.
오늘 당신 마을에 이사온 누군가가 자신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왠지...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훗..!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로리언 행성의 위치와 모가도어 행성의 위치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모가도어 행성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인 로리언. 로리언은 지구의 1/10 크기라고 한다. 그리고 로리언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자 모가도어에서는 두번째로 가까운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
지구.
로리언은 태양계의 4번째 행성이고, 모가도어는 10번째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있는 태양계 순서상으로 로리언은 화성, 모가도어는 명왕성 다음의 어느 행성이다. ( 그 뒤에 발견된게 잇던가?? ㅡㅡ;)
주인공 넘버 포는 헨리라는 세판과 부자지간처럼 살아가며 로리언행성에서 오는 특별한 능력인 레거시의 발현을 기다린다. 보호 마법이 걸린 9명의 아이들은 가드이고 가드에게는 각기 특별한 능력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들의 능력이 발현되고 언젠가 다시 모가도어 인들로 인해 황폐해진 로리언을 되살릴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믿고 숨어지내며 조용히 레거시를 연마한다. 능력은 발현될 당시는 미미하고 그 능력을 훈련을 통해 발전시켜나가는것은 가드의 몫이다. 그리고 그걸 돕는것이 세판이다. 세판인 헨리와 함께 살아가며 넘버 포(존)은 조금씩 능력을 발현시키고, 훈련한다. 그리고 도피를 위해 이주해 온 파라다이스에서 사랑과 우정을 키워나가게된다.
특별한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책이 시리즈 물이긴 하지만 해리포터처럼 일단 하나의 에피소드는 마무리하고 끝난다. 2권을 기다리기에 이정도면 그리 힘들지 않다.
오랜만에 즐겁게 기다릴 수 있는 흥미진진한 시리즈물이 등장해 주었다.
(해리포터가 끝나서 얼마나 슬펐는지..ㅜㅜ)
2월 말경에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개봉한다. 일반적으로 책으로 읽은 이야기가 영화화 되면 실망을 하게 되곤 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해본다.
넘버 포가 훈련을 하면서 보게되면 로리언의 영상이며, 그의 레거시의 발현등을 어떻게 구현했을지가 매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