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고양이들이 나오는 예고편!!
막내동생이 고양이를 키우게되면서 부쩍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들어가고 있는 나인지라 그 동영상을 보자마자 이 영화를 꼭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별사탕 선물교환에 시사회 교환권이 잇는걸 보고 광클을 해서 겨우 시사회권을 받아냈다.
서울아트시네마... 이런곳이 있었나???
종로 5가를 나가서 두리번 거렸으나 잘 찾을 수 없었고, 스마트폰 맵 기능을 이용해 겨우 찾아갔다. 낙원상가 4층. 상영관은 작았고 거기다가 음식물 반입금지..ㅡ.ㅡ;
회사끝나고 부랴 부랴 뛰어오고 있을 막내동생은 저녁먹을 시간도 없는데 영화보면서 뭘 먹을 수 없다니 난감해졌다.
5번출구 앞에서 동생을 기다리는 동안 나처럼 극장을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헤매이는 친구들 몇에게 길안내를 해주고 8시 땡하고 도착한 동생을 데리고 후다다다닥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귀여운 고양이들의 영상...
영화는 화려한 영상 테크닉이 있거나, 멋진 배우가 등장하는것이 아니라 그저 길고양이들의 사진과 나레이션...그리고 몇컷의 동영상으로 이루어져있었다.
길고양이와 처음 만나게된 두 남자의 나레이션들...
언제나 그렇듯 아무정보없이 극장을 찾은 나에게 이 영화의 뭔작이 있다는 팜플렛 내용을 보고 아..그런가보다 했는데...
영화가 막상 시작하고 보니 낯익은 이름이 들려왔다.
희봉이...
막내동생네 집에서 동생이 사둔 책을 뒤적 뒤적 뒤져보다가 보게된 책 한권에서 보았던 이름이었다...
아...그 책이 원작이었군 ^^;;
영화는 길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들을 담고 그들과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는 두 남자의 나레이션이 담겨있었다.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도 좋았지만 남자들의 담백하면서도 재치있는 나레이션이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차 위에서 빵굽는 치즈에게 가만 가만 다가가 갑자기 야옹! 했을때의 그 표정이라니!!!
모두들 한참을 웃었다. ^^*
집고양이들은 보통 15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지만 길고양이는 3년 정도라고 한다.
먹이를 구하기 어렵기도 하고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다가... 위생상태도 엉망인 탓이리라...
태어난 새끼들의 절반은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고도 했다.
마음이 아팠다.
호기심 많고 밥을 주는 사람에게는 나름의 성의(새나 벌레 선물)도 보이는 고양이들
영화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길고양이들의 실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었는데...
로드킬 당한 고양이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것은 충격과 동시에 눈물이 나게 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친것은 없는데도 명확한 살의를 가지고 그들을 대하는 어른들도 많았다. 이유라는것은... 쓰레기봉투를 뜯어서 엉망을 만든다는것.
길고양이가 쓰레기 봉투를 뜯는것은 배가고프니까 먹이를 얻기 위해서일 뿐이다.
그들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너희들이 치열하게 사는것때문에 싫다고 말하는게 된다는걸 그들은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꽃 향기를 맡고 햇살을 즐기고...
처음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마음을 열면 강아지만큼이나 따뜻하고 귀여운 애교로 보답을 하는게 고양이인데...
어째서 이렇게나 다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것인지...가슴이 아팠다.
오늘도 어디선가 세탁기 배수구에서 흘러나온 물로 목을 축이고 쓰레기 봉투속의 비 위생적인 음식물로 겨우 연명해나가는 고양이들이 있을거라는 사실이 안쓰럽다.
이 영화는... 길 고양이에 대한 시선을 조금이나마 바꿔주기를 원하는 제작자의 진심어린 호소였다.